詩의 뜨락

기적........마종기

바보처럼1 2007. 8. 5. 13:49
 
[시의 뜨락]기적
기적

마 종 기

추운 밤 참아낸 여명을 지켜보다

새벽이 천천히 문 여는 소리 들으면

하루의 모든 시작은 기적이로구나.

지난날 나를 지켜준 마지막 별자리,

환해오는 하늘 향해 먼 길 떠날 때

누구는 하고 싶었던 말 다 하고 가리

또 보세, 그래, 이런 거야, 잠시 만나고-

길든 개울물 소리 흐려지는 방향에서

안개의 혼들이 기지개 켜며 깨어나고

작고 여린 무지개 몇 개씩 골라

이 아침의 두 손을 씻어주고 있다.

―신작시집 ‘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문학과지성사)에서

▲195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안 보이는 사랑의 나라’ ‘그 나라 하늘빛’ ‘이슬의 눈’ ‘새들의 꿈에서는 나무 냄새가 난다’ 등

▲2003년 제16회 동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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