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인 수
가게에서 아내가 포도를 산다 포도를 집어드는 순간 포도알이 엄마- 하고 부른다 너무 놀라 두리번거리는데 다시 포도알이 엄마- 하고 부른다 포도알은 아내의 손가락에 매달리고 어느새 넝쿨손을 뻗어 아내의 몸을 덮는다 아내의 봉긋한 가슴은 시큼한 포도가 된다 자궁 속에는 아직 덜 익은 청포도가 자라고 있다
―신작 시집 ‘유리창’(문학세계사 펴냄) 에서 ▲1968년 충북 진천 출생 ▲2003년 ‘시인세계’로 등단 ▲서울 중산고등학교 교사 |
2006.10.13 (금) 1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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