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의 뜨락

액자 속에서 웃고 있다........김경윤

바보처럼1 2007. 8. 5. 14:23
[시의 뜨락]액자 속에서 웃고 있다
액자 속에서 웃고 있다

              김 경 윤

 

 

50년을 독수공방해온 청상의 큰어머니네 집

안방 벽에 걸린 파리똥 덕지덕지 붙은 액자 안에는

서른 살의 젊은 큰아버지가 환한 웃음으로

은발의 아내를 내려다보고 있다

마당귀 돌샘가 토란잎에 맺힌 이슬처럼

큰어머니 눈가에 맺힌 눈물 속에

눈부처로 살아온 눈썹 짙은 큰아버지는

늙지도 못하고 액자 속에서 웃고만 있다

 

 

―신작시집 ‘신발의 행자’(문학들 펴냄)에서

▲1957년 전남 해남 출생

▲1989년 무크지 ‘민족현실과 문학운동’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 ‘아름다운 사람의 마을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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