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송규헌 (주)오픈베이스 사장

바보처럼1 2008. 6. 6. 19:36

[비즈피플]송규헌 (주)오픈베이스 사장

2007 05/01   뉴스메이커 722호

IT벤처기업의 새 수익모델 창출정보검색엔진 강자에서 사업 다각화… 경향신문과 공동 뉴미어사업 전개

(주)오픈베이스 송규헌 사장.
‘홍수가 나면 오히려 먹을 물이 없다’는 말이 있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쓸 만한 정보가 없다. 제대로 된 정보를 선별해서 활용해야 정보홍수시대에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지식정보화시대에서 정보를 자본으로 여기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보를 수집·정리·분석하고 축적·검색·전달하는 일에 종사하는 ‘지적 노동력’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근원이다. 반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정보는 ‘쓰레기’일 뿐이다. ‘다다익선’(多多益善)은 초기 정보화시대에는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무한정보 공급시대’에서는 의미 있는 정보만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

정보검색엔진은 수많은 정보를 초고속으로 검색하여 대용량의 정보를 단시간에 처리해준다. ‘정보의 정수기’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정보검색엔진이 없다면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길 잃은 나그네와 같은 신세가 될지 모른다.

코스닥 상장 후 영업이익 지속

순수 국산 정보검색엔진 ‘엑스텐’(XTEN)을 독자개발해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업체가 있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IT기업이 탄생과 소멸을 반복했지만 (주)오픈베이스는 주력상품인 ‘엑스텐’을 비롯하여 많은 IT솔루션 제품을 개발, IT벤처의 산증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92년 창업, 2001년 코스닥 상장, 2006년 600억 매출 달성, 창업 이래 지속적인 영업이익 실현 및 배당, 5년 연속 신입사원 공채채용 등 실력으로 무장한 검색엔진 및 유무선 통합업체인 (주)오픈베이스의 송규헌 사장이 거둔 성적이다. 이 정도면 창업한 지 15년 정도인 업체치곤 꽤 괜찮은 성적표다.

송규헌 사장은 오너가 아니다. 한국IBM 통합마케팅본부장이었던 송 사장은 2000년에 개인적으로 인연이 있던 정진섭 대표이사의 간곡한 권유를 받았다. 그는 18년간 몸담았던 한국IBM에서의 생활을 서슴없이 접었다. 전문경영인으로 오픈베이스의 사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당시 오픈베이스는 엔지니어 출신의 배복태 부사장(전산학 전공)과 마케팅 전문가인 송 사장(경영학 전공)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냈고 창업자인 정진섭 대표는 오픈베이스의 자회사로 마이닝 전문업체인 SPSS코리아 경영에만 전념했다.

IT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1990년대 초반에는 수많은 닷컴기업이 생겨났다가 명멸했고 오픈베이스에도 닷컴기업들의 붕괴와 IMF 외환위기의 시기에는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송 사장은 경영을 맡은 후 많은 위기도 있었지만 난관을 극복했고 2001년 코스닥시장 상장이라는 성과를 이루어냈다. 상장 후 계속해서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있다.

오픈베이스는 1995년,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구축 관련 SI(시스템통합)사업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후 유무선 통합 솔루션 업체로 변신한 오픈베이스는 사업영역을 다양하게 개척해왔다. 오픈베이스는 현재 공공, 금융, 통신, 제조, 유통, 대학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수백여 개의 고객 사이트를 확보하고 있다. 2004년 하반기 전자신문 히트상품(검색솔루션)에서 ‘품질우수’ 부문으로 엑스텐이 선정되기도 했다. 또 2006년에는 국내 기업용 정보검색솔루션 업체로는 최초로 GS인증과 베리타스인증을 각각 획득했다.
(주)오픈베이스의 직원들이 래프팅 야유회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고객 중심ㆍ원칙 중심의 경영

이 같은 국내외의 기술력 검증을 바탕으로 굵직한 프로젝트 수주도 잇따른다. 가격비교 쇼핑몰 에누리닷컴의 통합검색 구축사업을 비롯해 안철수연구소의 통합검색시스템 사업과 한국무역협회의 중소기업 상품 홍보사이트 종합 포털시스템을 수주하는 개가를 올렸다.

송 사장이 말하는 오픈베이스의 기업문화에는 ‘원칙 중심의 경영’이 자리잡고 있다. 그중 하나는 ‘고객 중심의 원칙’이다. “기업의 규모를 떠나서 고객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경영자의 기본자세이자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 가지는 ‘신용, 신뢰의 원칙’이다. “고객뿐 아니라 오픈베이스와 인연을 맺고 있는 협력사, 직원, 기타 이해당사자 등에 대한 배려를 통해 고객, 직원 모두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송 사장은 특히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올해도 공채 5기 신입사원을 충원했다. 경력직원을 마다하고 굳이 리스크를 부담하면서까지 신입사원을 공채로 뽑는 이유에 대해 송 사장은 “사실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에서 신입사원을 계속 선발하는 것은 엄청난 리스크 부담이다. 비용도 많이 들지만 체계적인 교육연수 등 경력직원을 뽑을 때와 비교하여 기회비용이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은 사회적 책임도 있다. 책임 있는 중견기업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5년째 공채제도를 계속 실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에 입사한 신입사원부터는 비전 공유와 팀워크 구축을 목적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해 신입사원들에게 오픈베이스인으로서 자긍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송 사장은 최근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신사업을 구상 중이다. 그중 하나가 중앙일간지와 공동으로 전개하는 ‘뉴미디어사업’이다. 개인 미디어채널의 포털서비스를 위해 경향신문사가 보유한 콘텐츠를 무선 모바일로 서비스하는 뉴미디어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유선 인터넷 못지않게 무선 인터넷, 특히 모바일을 이용한 포털 출현의 적기라고 판단한 송 사장은 오픈베이스가 가지고 있는 IT기술과 신문사의 콘텐츠를 결합한다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외에 오픈베이스는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 탄소나노튜브 연구와 관련한 컨설팅서비스를 체결, 1년간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최근의 IT(정보기술)와 BT(생명과학)의 융합현상에 대한 관심과 고지 선점을 위한 관심의 표현이다. 특히 최근에는 벅스, 버디뮤직에 이어 SK텔레콤의 멜론 음악검색시스템을 구축했고 오픈베이스의 첫 해외시장 개척사례로 미국 버라이존 와이어리스(Verizon Wireless)의 뮤직온디맨드 통합검색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

송 사장은 “올해 목표는 신성장동력의 발굴 및 매출 확대와 새로운 도약이다. IT업체의 특성상 항상 새로운 기술을 연구하고 신시장을 개척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다. 신사업 발굴과 매출 확대를 위해서는 인력 충원도 해야 한다. 그래서 올해 신입사원을 15명 선발했다”며 청년실업난이 심각한 이 시대에 IT업계에서는 오히려 ‘청년인력난’이 심각하다며 요즘 젊은이들의 대기업 선호 현상에 대해 서운한 마음을 표출했다.

<김태열 기획위원 yol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