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스타농민-5>사슴450마리로 한해 6억 소득(충북 영동 배소식)

바보처럼1 2010. 3. 30. 15:46

<스타농민-5>
사슴450마리로 한해 6억 소득
충북영동서 15만평 목장운영하는 배소식씨
김용태기자 ytkim@munhwa.com
“힘들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길을 찾기만 하면 농촌에서도 잘 살수 있다는 희망이 있습니다.”

충북 영동군 심천면 배소식(53·사진)씨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슴사육 전문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양록업계 대부다. 현재 그는 15만평의 방목장에 350마리의 꽃사슴과 엘크 100마리 등 모두 450마리의 사슴을 키워 연간 6억원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농부 사업가다.

남이 보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버려진 산에다가 철망을 쳐 굵은 나무사이의 잡목과 풀을 먹이로 활용하는 임간(林間)목장에서 기른 사슴을 상품화해 부가가치를 높인 것이 성공비결이다.

일반 사슴사육농가는 녹용과 녹혈, 번식 등 3가지 방법에 의존해 수입을 올리는 것이 전부지만 배씨의 경우 도시민을 목장으로 불러 육회와 샤브샤브, 불고기, 육골즙 등을 현장에서 맛보게 하고 가공까지 해줘 수입을 배로 높이고 있다.

더구나 방목을 하다보니 약효와 육질이 우수한데다 관리를 위한 미끼사료를 빼고는 돈을 주고 사야하는 배합사료가 필요없어 일거양득이다.

신선한 먹이의 공급과 환경보전을 위한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광활한 초목지를 4등분한 뒤 초지상태를 봐가며 보름정도씩 풀을 뜯게 한 뒤 이동시키고, 사슴에 일일이 번호를 매겨 관리해 폐사율 0%를 유지하고 있다.

또 꽃사슴은 수컷과 크기 순서대로 식용과 육골즙을 내는데 쓰고, 말 크기만한 엘크는 뿔을 잘라 녹용으로 판다. 보약 1재에 드는 5냥 기준으로 상대는 16만원, 중대는 12만원, 하대는 10만원을 받고 있으나 물량이 달릴 정도다.

이처럼 농사로 크게 성공을 거둔 배씨지만 실패와 좌절의 뼈아픈 과거가 있다.

명천리 두메산골이 고향인 배씨는 지역 농고를 졸업하고 군을 다녀온 뒤 젖소 5마리를 기르다가 실패한 후 양계로 전환, 닭 2000여마리를 들여놨으나 이것마저 사료값 급등으로 손을 놓고 도시로 나갔다.

그러나 10여년간의 도시생활을 통해 번 돈으로 엘크사슴 19마리를 사 다시 한번 농부로서 승부를 걸어 대성공을 거둔 것이다.

배씨는 “국토의 75%이상되는 방치된 산을 이용, 인간과 자연이 적당한 생존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활용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며 “정부도 잘사는 농민 소득향상을 위해 영농사업에 필요한 산지 이용에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씨는 지난 1일 사슴사육으로 높은 소득을 올린 시범농가로 뽑혀 농협중앙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영동〓김용태기자 ytkim@munhwa.co.kr




기사 게재 일자 2004-07-08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