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도(王 道)>
포도(鋪道) 위 빗속으로 색지(色紙) 풀이는 세월을 밟고 가면서
색연필로 그린 bonnard의 태양을 바삐 연상한다.
아내는 분만의 시간 속에
뜰을 왕래하며
뱃속의 물감 같은 사상을 애무하고 있겠지.
눈이 녹는 빗속을 빠져
나는 멀리 와 있다
꽃씨를 움직이기 시작하는 연한
흙 위의
속
아내는 내 취향대로 사 간 방안의 벽지 무늬를
두고 태어날 사상과 의논하며 아이의 의견에
좇아 주리라 결심하고 있겠지
그때 내 곁에서 시도되는 것 Monet의 <봄의 들> 같은 이목구비가 분명치 않은
한 점으로만 모이는 윤곽
호각 속에 휘날리는 젊은 그림자를 본다
문 밖 나서는 아이에게 아내는
몸 섞어 마음 달이며 풍요한 성장을
기다려 다시 또 젊고 있겠지
비둘기 떼
익사(溺死)하는
아내의 뱃속은
화사하고 조용한 마을
왕도는 충만 속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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