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Episod........조 향

바보처럼1 2006. 11. 22. 22:29

 

열 오른 눈초리, 하잔한 입 모습으로 소년은 가만히 총을 겨누었다.

소녀의 손바닥이 나비처럼 총 끝에 와서 사쁜히 앉는다.

이윽고 총 끝에선 파아란 연기가 몰씬 올랐다.

뚫린 손바닥의 구멍으로 소녀는 바다를 내다보았다.

 

----아이 ! 어쩜 바다가 이렇게 똥그랗니?

 

놀란 갈매기들은 황토 산태바기에다 연달아 머릴 쳐박곤 하얗게 화석이 되어 갔다. 

 

*초현실주의적인 시. 이 작품의 특징은 돌발적인 이미지의 결합에 있다. 2~3행은 환상의 세계이고, 끝연은 갈매기가 날아가 앉았다는 뜻이다.

*주제는 잠재 의식 속에 느끼는 아름다운 에피소우드.

 

 

<바다의 층계>

 

낡은 아코디온은 대화를 관뒀읍니다.

 

----여보세요 !

 

<뽄뽄다리아>

<마주르카>

<지젤 엔진에 피는 들국화>

----왜 그러십니까?

 

      모래밭에서

수화기

   여인의 허벅지

         낙지 까아만 그림자

 

비둘기와 소녀들의 <랑데부우>

그 위에

손을 흔드는 파아란 기록들

나비는

기중기의

허리에 붙어서

푸른 바다의 층계를 헤아린다.

 

*작자의 말----

혜안을 가진 독자라면 여기헤서도 포르마리슴이 시도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라인의 구성을 층계처럼, 원근법에의하여 층을 지어 놓았다. 이와 같이 현대시는 여러 모로 퀴즈다운 데가 많다.

'한국시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 병...........한 성기  (0) 2006.11.22
양 지............최 재형  (0) 2006.11.22
샘터.......... 조 병화  (0) 2006.11.21
멸 입(滅入)...........정 한모  (0) 2006.11.21
4월............전 봉건  (0) 2006.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