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오른 눈초리, 하잔한 입 모습으로 소년은 가만히 총을 겨누었다.
소녀의 손바닥이 나비처럼 총 끝에 와서 사쁜히 앉는다.
이윽고 총 끝에선 파아란 연기가 몰씬 올랐다.
뚫린 손바닥의 구멍으로 소녀는 바다를 내다보았다.
----아이 ! 어쩜 바다가 이렇게 똥그랗니?
놀란 갈매기들은 황토 산태바기에다 연달아 머릴 쳐박곤 하얗게 화석이 되어 갔다.
*초현실주의적인 시. 이 작품의 특징은 돌발적인 이미지의 결합에 있다. 2~3행은 환상의 세계이고, 끝연은 갈매기가 날아가 앉았다는 뜻이다.
*주제는 잠재 의식 속에 느끼는 아름다운 에피소우드.
<바다의 층계>
낡은 아코디온은 대화를 관뒀읍니다.
----여보세요 !
<뽄뽄다리아>
<마주르카>
<지젤 엔진에 피는 들국화>
----왜 그러십니까?
모래밭에서
수화기
여인의 허벅지
낙지 까아만 그림자
비둘기와 소녀들의 <랑데부우>
그 위에
손을 흔드는 파아란 기록들
나비는
기중기의
허리에 붙어서
푸른 바다의 층계를 헤아린다.
*작자의 말----
혜안을 가진 독자라면 여기헤서도 포르마리슴이 시도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라인의 구성을 층계처럼, 원근법에의하여 층을 지어 놓았다. 이와 같이 현대시는 여러 모로 퀴즈다운 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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