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빙 기(解氷期)>
봄밤엔 산불이 볼 만하다.
봄밤을 지새우면
천 리 밖에 물 흐르는 소리가
시름 풀리듯
내 맑은 정신으로 돌아온다.
깊은 산악마다
천둥같이 풀려나는
해빙(解氷)의 메아리
새벽 안개 속에 묻어 오는
봄 소식이 밤새 천 리를 간다.
남 몰래 몸풀고 누운 과수댁의
아픈 신음이듯
봄밤의 대지엔
열병하는 아지랭이
몸살하는 철쭉
멀리에는 산불이 볼 만하다.
노오란 해 솟으면
진달래밭 개나리밭
떼지어 날아온
까투리 장끼들의 울음으로
우리네 산야엔
봄 소동 나겠네.
*작자는 그의 대표작인 <회상의 숲>에서도 그랬었지만 이시에서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하나의 동화처럼 펼처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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