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해빙기.......박 이도

바보처럼1 2006. 12. 7. 22:35

<해 빙 기(解氷期)>

 

봄밤엔 산불이 볼 만하다.

봄밤을 지새우면

천 리 밖에 물 흐르는 소리가

시름 풀리듯

내 맑은 정신으로 돌아온다.

 

깊은 산악마다

천둥같이 풀려나는

해빙(解氷)의 메아리

새벽 안개 속에 묻어 오는

봄 소식이 밤새 천 리를 간다.

 

남 몰래 몸풀고 누운 과수댁의

아픈 신음이듯

봄밤의 대지엔

열병하는 아지랭이

몸살하는 철쭉

멀리에는 산불이 볼 만하다.

 

노오란 해 솟으면

진달래밭 개나리밭

떼지어 날아온

까투리 장끼들의 울음으로

우리네 산야엔

봄 소동 나겠네.

 

*작자는 그의 대표작인 <회상의 숲>에서도 그랬었지만 이시에서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하나의 동화처럼 펼처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