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가

차에서..............박 정온

바보처럼1 2006. 12. 8. 21:51

<차에서>

 

눈이 나린다

차가운 것이 유리에 와 닿는다

 

제각기 가야 할 종점----

마음은 어느 하늘을 달리는가

 

무릎 위에 얼굴을 파묻고 가는

지친 몸짓도

 

어둡게 살아온 흐린 눈망울도

손을 잡으면 정다운 이웃들!

 

십이월 하늘은 북구라파의 표정을 하고

눈발이 세차게 휘몰아오는데

 

아무도 말이 없는

이 차가움 속에

누구의 기침소린가

비늘처럼 가슴을 찌른다

 

*어려운 현실에 시달리는 서민의 표정을 의식하면서 이르 섬세한 감정으로 노래한 여수(旅愁)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