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잎>
Leaves of Grass
한 어린이가 두 손아귀 가득히 풀잎을 들고와서
그게 무엇이냐고 내게 물었다.
그 물음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어린가가 모르듯 나도 모르는 것을.
그것은 어쩌면 파란 헝겊으로 짠
내 품성을 드러내는 깃발인지 몰라.
혹은 뿌려 일부러 떨어뜨린 선물일까
기념품일까.
어딘가에 주신 이의 이름이 적혀 있어
그걸 보고 주인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한.
어쩌면 그 풀이 곧 그 어린인지도 몰라.
식물가족으로 갓 태어난 아가인지도.
-나 자신의 노래 중에서-
<첫 민들레>
The First Dandelion
겨울이 끝난 자리에서
소박하고 신선하게, 예쁘게 솟아나서
유행,사업,정치 이 모든 인공품(人工品)들은
일찌기 없었던듯, 아랑곳 없이
수풀 수북한 양지 바른 모퉁이에 피어나
동트는 새벽처럼 순수하게, 금빛으로, 고요히
새 봄의 첫 민들레는 이제 믿음직한 그 얼굴을 선보인다.
<그대에게>
To You
낯선 사람이여, 서로 지나칠때
그대 내게 말을 건네고 싶다면
말을 건네서는 안 될 까닭이 없지.
또한 내가 그대에게 말을 건네서는
안 될 이유도 없지 않을까.
*휘트만(Walt Whitman,1819-1892); 미국 롱 아일랜드 가난한 농가 출신으로 신문 편집에 종사. 만년을 불행히 보냄.자유시의 일인자로서 서민의 희망 감회를 자유로운 수법으로 솔직히 노래했다.대표적 시집<풀잎>은 민주주의 시집으로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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