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풀잎...........휘트먼

바보처럼1 2007. 3. 31. 13:22

<풀 잎>

      Leaves of Grass

 

한 어린이가 두 손아귀 가득히 풀잎을 들고와서

그게 무엇이냐고 내게 물었다.

그 물음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어린가가 모르듯 나도 모르는 것을.

그것은 어쩌면 파란 헝겊으로 짠

내 품성을 드러내는 깃발인지 몰라.

혹은 뿌려 일부러 떨어뜨린 선물일까

기념품일까.

어딘가에 주신 이의 이름이 적혀 있어

그걸 보고 주인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한.

어쩌면 그 풀이 곧 그 어린인지도 몰라.

식물가족으로 갓 태어난 아가인지도.

                                 -나 자신의 노래 중에서-

 

 

<첫 민들레>

      The First Dandelion

 

겨울이 끝난 자리에서

소박하고 신선하게, 예쁘게 솟아나서

유행,사업,정치 이 모든 인공품(人工品)들은

일찌기 없었던듯, 아랑곳 없이

수풀 수북한 양지 바른 모퉁이에 피어나

동트는 새벽처럼 순수하게, 금빛으로, 고요히

새 봄의 첫 민들레는 이제 믿음직한 그 얼굴을 선보인다.

 

 

<그대에게>

      To You

 

낯선 사람이여, 서로 지나칠때

그대 내게 말을 건네고 싶다면

말을 건네서는 안 될 까닭이 없지.

또한 내가 그대에게 말을 건네서는

안 될 이유도 없지 않을까.

 

 

*휘트만(Walt Whitman,1819-1892); 미국 롱 아일랜드 가난한 농가 출신으로 신문 편집에 종사. 만년을 불행히 보냄.자유시의 일인자로서 서민의 희망 감회를 자유로운 수법으로 솔직히 노래했다.대표적 시집<풀잎>은 민주주의 시집으로 유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