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눈...........구르몽

바보처럼1 2007. 4. 12. 22:47

<눈>

    Snow

 

시몬느, 눈은 그대 목처럼 희고

시몬느, 눈은 무릅처럼 희다.

 

시몬느, 그대 손은 눈처럼 차고

시몬느, 그대 마음은 눈처럼 차갑다.

 

눈은 불의 키스에 녹지만

그대 마음은 이별의 키스에만 녹는다.

 

눈은 소나무 가지 위에서 슬프지만

그대 이마는 밤색 머리칼 아래 슬프다.

 

시몬느, 그대의 동생 눈은 정원에 잠들고 있다.

시몬느, 그대는 나의 눈, 나의 사랑.

 

 

<낙 엽>

       Fallen Leaves

 

시몬느, 가자, 나무잎 저버린 숲으로.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느,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라가.

 

낙엽의 빛깔은 부드럽고 그 소린 너무나 조용하다.

낙엽은 이 땅 위의 가련한 표류물

 

시몬느,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녘 낙엽의 모습은 쓸쓸하고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정답게 외친다.

 

시몬느,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길에 밟히면 낙엽은 영혼처럼 울고

날개 소리, 여인의 옷자락 소릴 낸다.

 

시몬느,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오라, 우리 또한 언젠가는 낙엽이어라

오라, 이미 날은 저물고 바람이 우릴 휩쓸고 있다.

 

시몬느,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구르몽(Remy de Gourmont, 1858-1915); 프랑스의 다재 다능한 시인,소설가,비평가. 문학잡지의 편집인으로 뛰어난 문예비평으로 문단을 이끌었다."시몬느의 시인"으로 일컫는다. 평론<문학 산책><철학 산보> 등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