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가장 사랑스런 나무.......하우스먼

바보처럼1 2007. 4. 12. 23:08

<가장 사랑스런 나무>

      Loveliest of Trees

 

가장 사랑스런 나무, 벗나무는 지금

가지마다 활짝 핀 꽃을 두르고

부활제 때의 하이얀 옷을 걸치며

숲속 오솔길에 늘어서 있네.

 

일흔 해의 내 생애 중에

스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니

일흔 해의 봄에서 스물을 뺀

나머지 내 목숨은 오직 쉰 뿐.

 

활짝 핀 꽃을 바라보노라면

쉰 개의 봄날은 작은 공간인 것을

눈송이로 달려 있는 벗꽃을 보러

숲속 오솔길로 나는 가려네.

 

 

<내 나이 스물 한 살 때>

      When I was one-and-Twenty

 

내 나이 스물 한 살 때

어떤 어진이가 말하는 걸 들었다.

  <동전과 은전, 금전은 다 주더라도

   네 마음만은 주지 말라.

   진주나 루비는 다 주더라도

   네 마음만은 얽매이지 말라.>

하지만 그때 내 나이 스물 한 살이라서

그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내 나이 스물 한 살 때

그 사람이 말하는 걸 또 들었다.

   <한 번 가슴에 빠져나간 마음은

   헛되이 가진 않는다.

많은 한숨을 치뤄야 하고

끝없는 후회의 값을 치룬다.>

이제 내 나이 스물 두 살.

아, 그 말은 진실이다. 진실이다.

 

 

<크리스마스>

      Christmas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밤 중에 종이 운다.

신념 없는 종이 위에

나는 헛되이 붓을 놓았다.

추억이여 노래해다오!

교만한 마음, 이제 모두 내 몸을 떠나

슬픔으로 살며시 나를 가리더니

다시 내 몸을 꽉 잡는다.

오, 밤 중에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하고 노래하는 저 목소리들

샛빨갛게 반짝이는 저 사원 안에서

어머니의 다정하고 그리운

꾸지람 소리 들려 온다.

지금은 마음에 슬픔이 넘쳐

그저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구나.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밤 중에 종이 운다.

이 세상에 태어나서

그 가장 천한 곳으로 떨어진 지금의 이 몸.

답답한 집 속으로 바람이 가져오는

저 떠들석한 소리

먼 축제의, 가슴을 뚫어 찌르는

저 떠들석한 소리.

 

 

*하우스먼(Alfred Edward Housman, 1859-1936);영국의 고전문학자로 켐브리지대학의 라틴어 교수였다. 그는 시에 평범한 용어를 사용하여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의 시는 정의에 불타는 분격과 인생에 대한 고뇌에 용솟음쳐 나온 것이다.시집<쉬롭셔의 젊은이><최후의 시집>유고<보유(補遺)시집>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