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곁에>
Gitanjali
일 손을 놓고
잠시라도 당신 곁에 있고 싶어요.
잠시라도 당신을 못 보면
내 마음 안식을 잃고
고뇌의 바다에서 내 하는 일
모두 한 없는 번민이 되고 말아요.
불만스런 낮, 여름이 한숨 쉬며
지금 창가에 와 머물고 있어요.
꽃핀 나뭇가지 사이 사이에
꿀벌들이 잉잉 노래 부르고 있어요.
임이여, 어서 당신과 마주 앉아
목숨 바칠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신비로운 침묵 흐르는
이 한가로운 시간에.
ㅡ 기탄 자리 중에서ㅡ
<패자(敗者)의 노래>
A Song of the Conquered
퇴각(退却)의 길목 지키며 패자의 노래 부르라 선생이 내게 요청하니
패자란 남몰래 선생이 사랑하는 약혼자 이기에.
어둔 빛 너울을 그녀가 쓰고 여늬 사람에게 얼굴을 가리나
가슴 깊이 어둠 속에 빛나는 보배를 간직 했네.
그녀는 밝은 햇빛에 버림받아 밤에는 번쩍이는 눈물 흘리며
이슬 젖은 꽃 손에 들고 바라고 있네.
신에게 광명을 갖다 주길 말없이 눈을 내리 감은 채
바람과 함께 불평소리 나도는 그의 집을 그녀는 뒤로 했네.
그러나, 별들이 고욕(苦辱)을 나타내는 사랑스런 얼굴을 가진
그녀의 영원한 사랑의 노래에 힘을 돋구지.
고독의 방문 열렸네, 부름이 왔어.
그대 가슴을 두근거리네, 어둠 가운데,뜻있는 시각의 불안 가운데.
*최남선의 요청으로 1919.3.1운동의 울분과 절망에 싸인 한국민족을 동정하여 쓴 시.
<동방의 등불>
A Light of the East
일찌기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 되리라
마음에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롭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쉼 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는 곳
끝없이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 같은 자유의 천국으로
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잠을 깨소서.
*1924년 일본에 갔을 때 동아일보 기자가 우리 나라 방문을 청하자 응하지 못함에 일제하 한국민족을 격려하여 쓴 시.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1861-1941); 인도의 시인, 사상가.1913년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시집<기타자리><과일 줍기>있음. 벵골 고유의 종교 문학에 정통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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